디아스포라의 삶
모진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고향을 떠나 떠돌며 살아야 했던 이스라엘 백성은 디아스포라의 운명으로 인해 인생을 하느님을 향한 순례로 여기며 살아야 했다. 인간이 도달해야 할 종착지가 이 세상이 아니라는 깨달음은 영원한 곳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그리움을 키워 냈던 것이다.
추방당한 자의 삶, 어쩔 수 없이 삶의 터전을 떠나 살아야 하는 삶에는 현실에 안주하며 보이는 것에만 삶의 목적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그리움이 있다.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은 디아스포라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니는 운명이다.
디아스포라의 삶은 분열성을 띠기 때문에 자신이 속한 곳이나 자신이 소유한 것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그러한 삶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는 눈을 지니고 본질을 향해 오롯이 서 있는 영혼을 소유하게 된다. 복음에 나오는 부자처럼 자신이 소유한 것에 자신의 운명을 내맡기지 않는다. 하느님 앞에 선 존재로 하느님을 향하여 살아간다.
예수님께서는 디아스포라의 운명을 외면하지 말라고 하신다. 쓸데없이 삶의 껍데기 안에 주저앉아 있지 마라고 하신다. 우리가 떠나온 본향은 이 세상이 아니라 이 세상을 만드신 분이 계신 곳임을 기억하라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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