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5일 (오프라 윈프리의 사명)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앞장서서 예루살렘으로 오르는 길을 걸어가셨다. (루카 19.28)
[차동엽 신부님 묵상글]
중세기 어느 수도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하느님께 다가가기 위하여 수련을 하던 많은 수련자들이 하나 둘 수도원을 떠나갔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수련자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수도원원장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왜 그들이 떠나가는 것을 말라지 않으십니까?” 원장은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사냥꾼이 수많은 사냥개를 풀어 토끼를 잡으러 갔습니다. 그 가운데서 맨 처음 토끼를 발견한 사냥개는 마구 짖어대며 그 토끼를 쫓아갑니다. 그러면 토끼를 보지 못한 다른 사냥개들도 짖어대며 그 사냥개를 따라갑니다. 그러나 토끼를 직접 보지 못하고 따라가기만 했던 개들은 힘이 들거나 어떤 장애물이 나타나면 금방 포기하고 되돌아옵니다. 그렇지만 토끼를 직접 본 개는 자기 목표물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어떠한 어려움이나 힘든 일이 있어도 꿋꿋하게 토기만 보며 쫓아갑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수련자는 아무 말 없이 자기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이처럼 남들이 하느님을 보았다고 하느님을 체험했다고 해서 무턱대고 좇아간다면, 혹여라도 교회를 떠나고 싶은 이유들이 생길 때 쉽게 주님을 포기하고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왜 성당을 다녀야하는가, 왜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뒤따라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할 수 있는 자신의 사명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사명이란 무엇인가요? 어떤 사명을 깨달아야 할까요? 이 물음에 오프라 윈프리가 우리에게 적절한 도움말을 줍니다. 그녀는 “이것이 사명이다”라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사명에 관한 그녀의 네 가지 인생철학을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첫째, 남보다 더 가졌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사명입니다. 둘째, 남보다 아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고통이 아니라 사명입니다. 셋째, 남보다 설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망상이 아니라 사명입니다. 넷째, 남보다 부담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강요가 아니라 사명입니다.”
공감 가는 말입니다. 자신의 처지에 비추어 잘 음미한다면 “사명‘이 보일 것입니다. 사명이 없는 삶은 죽은 삶입니다. 사명이 없는 삶은 허망하게 흘러가고 맙니다. 사명이 없는 삶은 쉽게 절망합니다. 사명이 우리에게 의욕과 활력과 용기와 인내심을 줍니다. 그러므로 가던 길을 멈추고 잠깐이라고 자신의 사명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묵상글]
지난 주 금요일 퇴근 후 집사람과 함께 성당에 갔습니다. 평일 저녁이라 사람도 적고 저녁의 차분한 분위기에서 미사를 참례할 수 있었습니다. 직장에서 하루의 일과로 몸과 마음이 몹시 지치고 피곤했었는데 미사를 마치고 나니 한결 낳아졌습니다. 마치 심한 갈증에 시달릴 때 한 모금의 물로 기운을 되찾은 것 같은 기쁨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같은 기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성당을 다니고 예수님을 따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사 중에, 혹은 기도할 때, 성경을 읽을 때, 형제님들과 신앙대화를 나눌 때 문득 문득 이 기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기쁨을 얻음으로써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저에게 세파를 견디어 내는 위로와 힘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저는 이 체험을 가까운 가족, 친구, 직장동료, 교우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신앙생활이 세상의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도움이 됨을 알리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그들이 이 기쁨에 맛이 들어 예수님을 좀 더 가까이 따르는 길을 걸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바람을 이루는 일이 저의 사명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 앞장서시는 예수님! 부족하고 못난 저에게 신앙생활의 기쁨을 알게 해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그 기쁨으로 인하여 제가 ‘상처의 치유’, ‘마음의 평화’, ‘사랑과 감사’를 바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른 이들에게 이 기쁨을 증거하고 전할 수 있도록 저를 도구로 써주십시오. 제가 따르겠습니다.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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