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2009년 12월 13일 (얼짱 몸짱 맘짱)

조바오로 2009. 12. 13. 22:29

2009년 12월 13일 (얼짱 몸짱 맘짱)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고 밝히신 것이다. 또 이어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마르 7,14-­23)

 

[인천교구 바다의 별 청소년수련원 이재학 신부님 묵상글]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예쁜 사람이 참 많다. 여자만 예쁜 것이 아니라 남자 아이들도 어쩜 그렇게 예쁜지 모르겠다. 원래 남자는 ‘멋있다.’, ‘잘생겼다.’고 했는데, 요즘 아이들에게는 ‘예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것 같다. 아무튼 요즘 사람들은 외모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얼짱이니, 몸짱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몸짱이 되려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지만, 살을 빼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죽어라 살을 빼는 모습이 안쓰럽다. 생긴 것이야 타고나는 것인데 ‘놀라운 현대 의술’ 덕분에 예뻐지려는 사람도 많다.

 

“어느 날 하느님이 자매에게 ‘너, 앞으로 40년은 건강하게 살게 해주마.’ 하고 말씀하셨다. 자매는 기왕 사는 거 예쁘게 살겠다고 있는 돈, 없는 돈 다 들여서 싹 뜯어고쳤다. 이제 좀 살아야지 하는데 그만 죽었다. 하느님께 항의를 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무 뜯어고쳐서 못 알아보았다.’”

 

물론 건강하고 예쁜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얼짱·몸짱이 아니라 ‘맘짱’이 아닐까? 마음이 따뜻한 사람, 사랑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 가난한 이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 사랑이 많은 맘짱. 하지만 세상은 맘짱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남들은 어찌되었든 자기만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주님께서는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더럽힌다고 하신다. 주변 것들보다 우리들 마음의 더럽고 추한 것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다. 맘짱인 사람이라면 마음에서 아름답고 좋은 것들이 흘러넘칠 것이다. 그래서 맘짱인 사람들한테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

 

[묵상글]

저에겐 중2 고1 두 아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겠습니다. 저와 집사람은 말을 잘 안 듣는 아이들을 어르고 달래며 공부시키느라 무던 애를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학교에 가고 사회에서 잘되기 바라는 욕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마음은 다 같지 않을까요?

 

오늘 묵상에선 다른 가르침을 주십니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마음에 있습니다. 마음 안에 더럽고 추한 것들을 가려내고 아름답고 좋은 것들로 채워야 합니다. 영어나 수학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사랑의 마음으로 따뜻하게 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까지 아이들이 몸짱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좋은 성적,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이라는 몸짱 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아이들이 맘짱이 되기를 바라십니다. 사랑, 섬김, 겸손을 실천하는 맘짱입니다. 둘 다 바란다면 욕심이겠지요.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주고 싶은데요. 제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못해 부끄럽습니다.

 

예수님! 아이들을 세상의 기준으로만 보아왔습니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맘짱이 되기 바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다릅니다. 그 가르침을 제가 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예수님께 바라오니 그 가르침을 저와 아이들을 통해 드러나게 해 주십시오.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