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2010년 4월 3일 (불행이 선물)

조바오로 2010. 4. 3. 16:45

2010년 4월 3일 (불행이 선물)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로마 12,2)

 

[김홍언 신부님 묵상글]

마리아회의 존 쇠넬 수사는 필자의 좋은 친구였다. 이 대화를 나눌 때, 그는 75세였다. 시력이 좋았으나 점차 눈이 나빠져서 지난 31년 동안 그는 완전히 어둠 속에서 살았다. 그럼에도 존 수사는 행복하고 열정적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이것이 대단한 모순으로 보였다. 어느 날, 복음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중에 존 수사는 우리에게 자신의 비밀을 말했다.

“처음 시력을 잃었을 때 나는 눈이 먼 것을 상실로 여겼지. 그래서 그것을 십자가로 생각했어. 그렇게 16년 동안 그 짐에 허덕이고 절망 속에서 살았어. 그러다가 눈이 먼 것을 선물로 생각하는 은총을 받았어. 나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 때부터 기쁨과 감사

속에서 살고 있지.” - 당신의 잔속에 담긴 희망 중에서 -

 

눈먼 것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존 수사의 내면에 완전한 변모를 가져왔다. 그 결과 참 자아가 드러나고 그 모든 결과를 가져왔다. 내가 존 수사에게 본 것이 바오로 성인이 말한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로마 12,2)하는 것이 아닐까?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느님의 뜻’에 대해 다루면서, 하느님의 뜻은 모든 존재하는 것은 이유요, 원인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교회 박사들과 교부들도 “우리 인생에서 우연히 일어난 일은 아무것도 없으며 매사에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라고 말했습니다. 불행까지도 주님의 허락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시기에 헤아릴 수 없는 더 좋은 방법으로 인도해 주심을 믿고 순명하며,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할 때도 온전히 순명하였듯이 우리도 그런 나쁜 사건도 더 좋은 것으로 갚아 주심을 믿으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면서 지켜 주십니다. (시편 145,19-20)

 

[묵상글]

제가 사회복지 일을 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의 권유입니다. 아버지는 20여 년간 운영하시던 사회복지기관을 저에게 물려주고 싶으셨습니다. 아버지의 권유가 몇 년 동안 계속되던 12년 전 어느 날 저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당시 금융기관을 다니던 저의 결단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일생에 한번은 가치 있는 일을 해보자는 단순 무식한 생각으로 직장을 옮긴 것입니다.

 

직장을 옮기고 얼마 안 되어 그 결단이 무모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는 어려운 근무여건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일하는 방식과 비전이 저와 많이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차츰 제가 처한 환경과 미래에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었고 그때부터 시련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저의 무식한 결단을 원망하기도 하고 아버지도 원망하고 하느님도 원망했습니다. “하느님, 저를 왜 힘들게 하십니까?”

 

이렇게 6년이 흐른 어느 날 하느님께서 저에게 은총을 주셨습니다. 제 일과 제가 처한 환경을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이게 해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곳에 오게 된 것은 아버지의 권유나 저의 결단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택이었음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변화됐습니다. 원망이 아니라 감사의 기도를 드릴 줄 알게 되었고, 고난이 닥칠 때면 하느님께 의지하여 힘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 세상이 저의 의지와 결단으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어리석음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리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원망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이젠 하느님께서 저를 선택하시고 변화시키고 계심을 알게 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나약하고 어리석은 제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끌어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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